디지털 미니멀리즘

SNS 계정 삭제 후 30일, 디지털 미니멀리즘으로 진짜로 달라진 나의 삶

greenery2 2025. 7. 2. 18:00

처음 SNS를 시작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재미였다. 친구들의 일상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되며, 정보도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SNS는 내게 '필수' 가 아닌 ‘중독’이 되어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이 가는 것은 알람보다 먼저 인스타그램이었고, 점심시간, 그 이외의 시간이 날때마다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다른 사람의 하루를 구경했다.
심지어 산책을 하다가도 무의식중에 SNS 아이콘을 눌러 타인의 일상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아 저사람들은 저렇게 사네, 부럽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남과의 비교, 피로, 불안감에 갇혀갔다.

SNS를 통해 누군가는 매일 여행을 떠나고 있었고, 누군가는 완벽한 몸매를 유지한 채 아침 루틴을 공유했다.
그 속에서 나는 늘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는 왜 이렇게 평범하지?’라는 질문이 늘 마음을 짓눌렀고,
그 질문은 결국 무기력함과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SNS 계정 삭제 후 디지털 미니멀리즘으로 달라진 삶

그 순간, 아주 조용하게 SNS 계정을 모두 삭제해 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실험처럼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30일은 내 삶의 리듬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계정을 삭제한 첫 주에는 손끝이 계속 SNS를 찾았다

 SNS 계정을 삭제한 날, 스마트폰 화면은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그동안 손이 익숙하게 가던 아이콘들이 모두 사라졌다.
아이콘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들 때마다 느껴지는 ‘공허함’은 생각보다 컸다.
첫 3일간은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SNS가 있던 위치로 이동했고, 삭제된 앱을 다시 다운로드하려는 충동이 수시로 찾아왔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 화장실 같은 ‘짧은 공백 시간’에 더 강한 금단 현상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그 순간들조차 SNS 피드를 넘기며 채웠지만, 이제는 그 공백이 진짜 공백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 낯선 침묵은 불편함을 넘어서 점점 나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정보를 소비하지 않는 동안 뇌가 ‘쉴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되었고, 눈앞에 보이던 풍경을 오랜만에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순간을 ‘무의식적으로 넘기며’ 살았는지를 실감했다.

두 번째 주에는 '비교' 대신 '관찰'이 시작됐다

 SNS가 없어진 두 번째 주부터는 신기하게도 주변 사람들의 삶을 덜 신경 쓰게 되었다.
이전에는 아침마다 남들의 성공적인 루틴을 보고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누군가의 화려한 외출 사진에 우울해졌지만,
SNS가 사라진 후엔 그런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비교가 줄자 관찰이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잘살지?”라는 감정이 앞섰다면, 지금은 “나는 오늘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지?”에 집중하게 되었다.
 SNS는 끊임없이 외부 자극과 비교를 강요하지만, 그 자극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로 시선이 돌아온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나 자신을 관찰하기 시작하자, 내가 평소에 어떤 습관을 갖고 있었고, 어떤 감정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는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더불어 하루의 속도가 느려졌다.
 SNS에선 항상 ‘빠른 소비’가 중심이지만, 이제는 긴 책 한 권을 천천히 읽거나, 일기를 30분 이상 쓰는 일이 가능해졌다.
시간을 ‘채우기’가 아니라 ‘느끼기’ 위한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속도는 마음의 리듬까지 안정시켰다.

 

세 번째 주에는 진짜 '인간관계의 질'이 달라졌다

 

세 번째 주쯤부터 SNS가 없는 삶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변화였다.
과거에는 친구의 소식을 SNS에서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 연락하거나, 만나서 이야기해야 그 사람의 근황을 알 수 있다.

이전보다 연락 빈도는 줄었지만, 대화의 깊이는 깊어졌다.
“잘 지내?”라는 메시지 하나가 더 진심으로 느껴졌고,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더 생생했다.
SNS에서 보던 관계는 다분히 표면적 정보 교환에 그쳤지만, SNS가 사라지니 사람을 직접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그로 인해 관계의 질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인간관계에서의 비교 심리도 많이 줄었다.
친구의 여행, 누군가의 연애, 누군가의 성공을 내 삶과 대조하지 않게 되니,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도 줄고,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SNS가 없으면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진짜 연결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지막 주, 진짜 나로 돌아오는 과정

 

30일이 다가오자, 나는 다시 SNS 계정을 복구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물론 정보 접근이 불편하고, 이벤트 소식을 놓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 모든 불편을 감수할 만큼 삶은 더 명확해졌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감각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남들이 구매하는것을 따라사는 모방소비 또한 줄게 되었다.
SNS에선 남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집착하게 되지만, 계정을 없앤 뒤에는 나 자신을 위해 일상을 살아가게 되었다.
어떤 옷을 입든, 어떤 장소에 있든, 사진을 찍지 않아도 괜찮았다.
기록되지 않아도, 보여주지 않아도, 내가 느낀 감정과 경험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했다.

그동안 SNS 속에서 나는 ‘관찰받는 나’였지만, 지금의 나는 나만의 시선을 가진 관찰자로 살아간다.
SNS를 멀리한다는 것은 단절이 아니라, 진짜 연결을 회복하는 선택이었다.
그 연결은 사람과 사람, 나와 나, 그리고 나와 일상 사이의 새로운 연결이다.

SNS를 끊자, 진짜 나의 일상이 다시 연결된 것이다.